벤츠 신형 E-클래스, E 350 시승기 (약 9천만원)

2020년 10월 국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를 시승했습니다.  

우선 E 350 모델입니다. 

풀 네임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350 4MATIC AMG 라인
(The new Mercedes-Benz E 350 4MATIC AMG Line)

한눈에 외관이 확 달라진걸 알 수 있습니다.

2016년 출시된 E클래스의 부분변경이지만 페이스리프트 이상의 효과를 냈습니다. 

마침 해외에서는 신형 S-클래스도 공개돼서,
어느 차가 부분변경이고 어느 차가 완전변경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신형 E클래스 뒷모습입니다. 

역시 풀체인지 모델이라고 해도 속을 만큼 달라졌습니다.

측면부는 바뀌지 않았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앞뒤 모습이 기존 옆모습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E클래스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테일램프 바깥쪽 하단 모서리와 리어 범퍼 절개선이 각지게 이어지는 부분이 옥에 티이긴 합니다만... 

실내 공간은 바뀐게 없습니다. 겉치수도 그대로이구요.

시승차는 AMG 라인이라
AMG 나파 가죽시트와 새로운 그레이 애쉬우드 트림,
AMG 카매트가 적용됐습니다.

부메스터 서라운드 시스템도 있구요.

도어 창문은 앞좌석도 이중접합 유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아도 될만큼 주위 소음을 잘 차단해 아주 정숙합니다.  

앞좌석 공간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MBUX 적용과 함께 센터콘솔의 커맨드 컨트롤이 다이얼이 빠진 심플한 형태로 바뀌었지요.
덩달아 센터페시아의 아날로그 시계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스티어링휠 모양이 바뀌긴 했지만 구형이나 신형이나 트림에 따라서도 스티어링휠 모양이 달라지는 터라...

벤츠는 이번 부분변경 E-클래스를 통해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휠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나중에 공개된 신형 S-클래스에도 이 스티어링휠이 적용됐구요. 

시승한 E 350처럼 'AMG 라인'이거나 AMG E클래스 모델인 경우에는 이런 형태의 '더블데커' 스포크 스티어링휠이 적용됩니다. 

생긴건 다르지만 기능적으로는 신세대 벤츠 스티어링휠의 구성을 공유합니다.

주먹만하게 작으면서도 동그랗게 튀어나온 에어백/경음기 패드 부분도 인상적입니다만,

스티어링휠 둘레(림) 부분에 정전식 센서 패드가 적용된 것이 혁신입니다.

부분 자율 주행을 할 때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는지 판단 근거로

기존 시스템은 스티어링휠 움직임(저항)을 측정했다면,
새 시스템은 실제 림 부분을 손으로 잡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벤츠의 새 시스템이 '운전하는 시늉'을 용인해주진 않습니다.

가령 부분 자율 주행 중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경고가 떴을때 엄지와 검지 손가락만으로 스티어링휠 림을 쥐고 좌우로 흔드는 정도로는 경고가 꺼지질 않더군요.  

기존 모델에 작게 적용됐던 터치 인식 부분은 넓게 확장됐습니다. 

손가락을 갖다 대고 위아래, 좌우로 쓸어 넘기거나 누르는 조작을 구분해서 인식합니다. 

크루즈컨트롤의 경우 SET+쪽으로 쓸어 올리면 설정 속도가 1km/h씩 높아지지만
위쪽을 누르면 10km/h가 한번에 높아지는 식입니다.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AVN) 등 여러 정보 창도 스티어링휠 좌우 스포크의 터치 부분을 이용하면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복잡다단한 기능을 찾고 설정하는게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음성 명령 인식 기능까지 있으니,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거나 센터콘솔의 커맨드 조작 장치를 건드릴 일이 확실히 적습니다. 

최신 스티어링휠과 함께 MBUX를 사용하다보니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운전 중 시선을 전방 도로에 둔 채 조작을 하다 보면
더블데커 스포크의 위아래 층을 잘못 오가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ex) 크루즈컨트롤을 조작하려다가 계기판 메뉴를 건드린다던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국내 벤츠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전방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에 화살표 등을 입체적으로 표시해서 직관적으로 길안내해 주는 방식인데,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리 실효성은 없는 듯 합니다.

마침 신호에 걸렸을 때라면 모를까, 주행 중 이걸 들여다 보면서 - 복잡한 화면 속에 화살표가 어느 쪽으로 표시되는지 구분하느라 도로에서 시선을 뗀채 - 운전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렇게 구현한다면 모를까...

AR을 떼어 놓고 보더라도 최신 벤츠 내비게이션의 길안내에는 답답한 구석이 있는데,
AR과 합쳐지니 그 답답함이 증강되는 듯 합니다.

참고로, 내비게이션 증강현실 모드는 시승차와 같은 E 350 4매틱 AMG 라인 이상에만 적용됩니다. 

한편, 신형 E클래스는 부분 자율 주행 관련해서
속도표지판, 지도 데이터에 따라 제한속도, 곡선구간, 톨게이트, 원형 교차로 등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앞차를 따라서 정차 했다가 자동으로 재출발 할 수 있는 시간 제한도 60초로 연장돼서(E 350 이상) 편하더군요.

E 350은
배기량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EQ부스트 시스템을 결합해
최고출력 299마력, 최대토크 40.8kg·m 성능을 발휘합니다.

변속기는 9단 자동(9G 트로닉)이고 전기 모터와 48볼트 전기 시스템을 품었지요.

이 EQ 부스트가 가속 시 출력 22마력, 토크 25.5kg·m를 더해주게 됩니다.

E 300 e 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추후 출시),
E 35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지요.

파워트레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됐다고 하면
순간적인 토크 어시스트 같은 동력 성능 면에서의 강점 외에도
부드러운 추진력 등 승차감 면에서도 기대를 하게 되는데요.

사실 시내 정체 구간을 통과하는 동안은 예상보다 공회전 진동이 도드라져 의외였습니다.

정차 중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가 다시 켜질 때는 차체가 얼마나 요동을 치던지요.

컴포트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꽤 빠르고 깊게 밟았는데도 반응이 꿈떴고,

가속은 물론 감속 때에도 파워트레인 구성 요소들이 서로 부딪기며 매끄럽지 않게 작동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대교를 넘고 도로 이음매를 비롯한 다양한 요철을 통과해
외곽으로 나가면서, 승차감에 대한 의아함은 순식간에 감탄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용하고, 매끄럽고, 노면 충격은 폭신하게 흡수해 주고...

독일 고급 세단이라고 하면 승차감은 둔탁하고 무뚝뚝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신형 E클래스는 다릅니다. 

AMG 라인 요소들로 다이내믹함을 강조하고 20인치 휠에 편평비 30짜리 타이어를 끼웠어도 말이지요.

디젤 엔진 E 220 d 승차감은 또 다른데, 그 얘긴 다음에...

너무 점잖아서 지루하다 싶으면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 볼만 합니다. 

시승차는 스티어링휠 변속 패들도 있습니다만, 굳이 수동 조작으로 기어를 다스리지 않아도 스포츠+ 모드에선 상당히 높은 엔진 회전수를 오래 유지하면서 다이내믹한 주행을 이어갑니다. 

스포츠 모드가 사알짝 기분 내는 수준이라면 스포츠+는 심박수가 높아질만 합니다. 

일반도로에서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지 않도록 운전자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듯

몸뚱아리가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는 시트 키네틱 모드도 추가 되었습니다. 

등받이 각도와 쿠션 위치가 가끔씩 자동으로 꿈틀 꿈틀 조절되면서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기능입니다. 

한참 운전해도 피로감이 덜한게 당연한 벤츠, E클래스지만 그걸 더욱 고도화 했네요.

시트 모양이 달라졌다거나 해서 겉으로 보기에 티가 나는 변화는 아니고,

메뉴 화면에서 웰빙을 찾아서 시트 컴포트 항목을 찾아 들어가야 되는데요.

이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면 그냥 음성명령으로 "안녕 벤츠"를 불러서
차 어딘가에 숨어있는 비서에게 켜 달라고 해도 됩니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했다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도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모니터링 및 필터링, 공기 유입 자동 차단 기능을 제공합니다. 

에이 설마 우리나라만을 위해서 이런걸?

물론 중국 시장 E클래스에도 들어갑니다. 

비슷한 예로 볼보 S90도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한 공기 청정 시스템을 신형 모델부터 수출차에도 적용하고 있지요. 

아무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E클래스가 많이 팔리는 시장인건 사실이니까요.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액티브 주차 어시스트 파크트로닉(PARKTRONIC)은
다른 차량이나 장애물 사이 주차공간 뿐 아니라
주차 라인만으로도 주차 가능 공간을 인식하고 자동 주차(수직/평행)를 지원합니다.

후방카메라는 스티어링휠 회전에 따라 눈알 돌리듯이 시야를 바꿔주기도 하더군요.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한시간에 걸쳐 50km를 달리는 동안 평균 연비는 10.5km/L 나왔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긴 했지만 과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평균속도는 40km/h 미만이었습니다.

E 350 4매틱 공인 복합연비는 10.2km/L 입니다.

신형 E클래스 E 350 AMG, 그러니까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 350 4MATIC AMG 라인 가격은 
8880만원입니다.